
[ 경북투데이보도국 ] === 경상북도와 대구시는 6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공동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호남권(광주·전남)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와 관련해 ‘정치적 고려 배제·투명한 절차 공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양 지자체는 반도체 투자는 시장 원칙과 산업경쟁력에 기반해 결정돼야 하며, 특정 지역 일괄 배치는 지역 산업생태계 훼손과 국가 균형발전의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은 존중하나, 전공정 팹까지 특정 지역에 지정한 결정에는 전력·산업용수·협력업체 생태계·전문인력·물류 등 종합적 검토가 선행되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에는 이미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와 앵커기업, 연구기관·인력·전력·물류 등 팹 운영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며, 호남권에 전공정까지 일괄 배치될 경우 지역 기업들이 대거 이전할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 수십 년간 축적된 산업자산과 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경북 측은 현재 지역에 집적된 47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과 1,700여 개 소부장 전문기업, 포항·대구·경북 소재 연구기관 및 대학의 인력 공급망 등을 근거로 “검증된 클러스터와 공급망을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정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지사는 “과거 대기업 생산지 이전 사례에서 보듯 앵커 기업의 이동은 협력업체의 도미노 이탈로 이어져 지역경제를 초토화할 수 있다”며 정부 결정의 사회·경제적 파급영향을 심층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대구광역시장 당선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발표의 절차적 투명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추 당선인은 대통령과 기업 총수의 독대 직후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된 점을 지적하며, 입지선정의 평가표·검토 대상·평가 방식·평가 기간 및 정부 관계자와 기업 간 논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국민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도록 입지 평가 과정과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이번 발표는 지역 갈등을 키우고 기업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은 또한 국회 차원의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며 ‘첨단산업단지 입지 검증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검증특위에는 청와대와 관계부처, 해당 기업이 제출한 자료와 입지 평가 결과를 제출받아 공개 검증을 진행하고, 입지 선정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와 의사결정과정의 적정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국회 차원의 투명한 검증 절차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 공정한 원칙에 따른 정책 추진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이인선 의원은 “국가전략산업이 어느 한 지역의 정치적 성과를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상임위 현안질의와 국정감사, 필요할 경우 국정조사 등 국회가 가진 모든 권한을 총동원해 정부의 결정 과정에 정치적 압박이나 외압이 작용했는지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구자근 의원은 “정부가 특정 지역으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행위”라며,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가장 경쟁력 있는 곳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경북 진영은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등 기존의 법·제도적 절차와 지역별 투자 유치를 위한 오랜 준비와 노력을 거론하며, 이번 발표가 그러한 합의와 노력들을 무색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향후 입지 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행정·정책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 경제계와 학계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미 구축된 소부장 공급망과 하청 네트워크의 연쇄적 이동 가능성을 경계하며, 학계는 입지 선정이 지역 간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와 경제성 분석에 근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력·용수·물류·인력·환경영향 등을 포함한 정량적·정성적 평가표 공개가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국가 반도체 경쟁력과 산업정책의 일관성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구·경북 측은 정치적 논리가 아닌 산업적 타당성과 시장 원칙에 근거한 공정한 검증을 반복 요구하며, 정부와 기업의 투명한 설명과 자료 공개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